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앞서 지나간 배를 따라가는 또다른 배 구순을 훌쩍 넘긴 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십니다. 벌써 2년이 넘었네요. 갑자기 쓰러지셔서 6주 가량 입원하신 뒤 못 걷게 되신데다 노인성 치매로 그 좋던 기억력이 크게 떨어지셨습니다. 어머니 사시는 가까운 곳에 모셨지만 자주 못가셔 제가 매주 한 번씩은 가서 뵙습니다. 난청에 보청기도 매번 잃어버리고 안끼시는 아버지는 거의 말씀이 없으십니다. 어렵게 의사소통을 시도해봐도 최근 일은 기억하지 못하십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닥치기 전부터 어쩌다 한 번 입을 여시면 "난 세상 사는 재미도 모르겠고 죽어도 여한이 없는데 그것도 쉽지 않구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칠순되셨을 때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며 자신이 죽고난 뒤 처분할 일을 다 써서 주셨던 분이니 그 후로 20년을 훌쩍 넘겨 사실 줄 예상을 못.. 더보기 언제가 될지 말해줘요 취향저격 가수를 찾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농밀한 블루스와 세련된 재즈 선율을 갖고 노는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매력적인 젊은 여자가수. 그런데 들어볼수록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곡들. 차라리 올드 재즈 넘버를 커버한 곡이라면 이해가 되는데 저런 곡들을 자작곡으로 발표한다고? AI 가수 아닐까? 결국 검색엔진을 돌렸더니 디지털 싱글과 뮤직비디오 그리고 소셜미디어 상의 사진으로 존재할 뿐 실체를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에 AI가수로 추정된답니다. '제스 테일러(Jess Tailor)는 실존 인물이 아닌, 100%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상 아티스트입니다. 그녀의 외모, 목소리, 그리고 음악은 모두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답변도 나왔습니다. 공동 작사작곡자이자 프로듀서라는 폴 맥커원(Pa.. 더보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호사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일단 아는 척하고 들어가는 사람. 한국 신문이 확장일로를 달리던 1980, 90년대 입사한 선배기자들 중에 제일 많은 유형에 대해 제가 붙인 별칭입니다. 온갖 사건사고가 벌어지는 시대를 살아와서 그런지 뭔 일만 벌어지면 "내가 그거 좀 아는데"라며 숟가락부터 얹고 보는 분들이죠당시 언론 환경이 이런 호사가 유형 기자의 양산을 낳았습니다. 경제 규모와 더불어 신문지면은 점점 커져가고 다방면에서 예측불허의 뉴스가 쏟아져 나왔죠. 그런 상황에 순발력있게 대처하기 위해선 전문적 지식은 좀 부족해도 발벗고 나서는 오지라퍼들이 환영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호사가 유형 기자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예민한 촉으로 그 사건의 성격과 방향을 예단하는 '야마'에 맞춰 두괄식 기사를 써야한다는 한국식 .. 더보기 참주는 군주정이 아니라 민주공화정의 적이다 트럼프가 협상의 귀재라는 둥 전략가라는 둥 떠들던 그 많던 이들은 다 어디 갔을까? 트럼프는 그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감정파이면서 그걸 교묘하게 악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하는 모리꾼, 협잡꾼일뿐이다. 공공의 이익을 가장 중시하는 공화주의적 전통에서 트럼프와 같은 이들을 부르는 명칭이 '참주(tyrannos)'다. 평민파의 환심을 사서 권력을 쥔 뒤 자신의 영광과 이익만 추구하는 독재자형 지도자를 뜻한다. 고대 헬라어인 티라노스(tyrannos)에 어원을 둔 영어 독재자를 뜻하는 타이런트(tyrant)다. 참주는 개인적 능력을 발판 삼아 대중의 인기를 얻어 지도자가 된 이후 공화정의 전통을 파괴하고 독재정치의 씨앗을 뿌리고 거둔다. 쉽게 말해 "나 아니면 안돼"라며 자신의 집권을 계속 연장하다 종신독재자.. 더보기 뱅크시 조각의 '얼굴 가린 깃발'이 상징하는 것 하루종일 흐리고 비가 내렸습니다. 이른 새벽 눈이 떠졌지만 쉬이 다시 잠이 안오더군요. 책을 뒤적여도 잘 읽히지 않고 글을 써보려 해도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마음이 뒤척였습니다. 이런 저런 노래들을 들어보는데 제 마음에 착 붙는 노래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나윤선의 'I Can't Sleep'을 들으며 겨우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발표한 그녀의 자작곡 재즈넘버입니다. 실패한 사랑에 대한 회한을 폐부 깊이 읊조리는 '부서진 노래(a broken song)'입니다. '사랑이 교훈이라면 그 대가는 뭘까?(If love's a lesson, then what's the cost?)'라는 가사가 사무칩니다. '난 길을 잃었네'와 '난 패배했네'라는 중의적 메시지를 지닌 I.. 더보기 첫 노동절 공휴일의 눈부신 추억 오늘은 하루종일 흐렸지만 노동절이 정식 공휴일이 된 어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었죠. 어제 점심무렵 대학동창들과 을지로 시내에서 만나 냉면을 먹고 힙지로 야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눈부신 계절을 만끽했습니다. 그날을 더욱 빛내준 친구들이 있었으니.... 캠퍼스 커플로 결혼한 남자 동창 녀석 하나는 딸만 둘이어서 아들이 없는 걸 늘 아쉬워했죠. 헌데 그날 이십대가 돼 장미처럼 활짝 핀 두 딸이 아비와 함께 자리를 빛내 줬습니다. 힙지로 한 번 와보고 싶었는데 아빠 친구들 덕에 구경하게 됐다며 폭탄주도 말아줬습니다. 아니, 아빠엄마 동창모임에 참석해 함께 놀아주는 이십때 딸들 보셨나요? 다들 자식복도 많은 녀석이 부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머리 희끗해졌지만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 친구들은 꽃봉오리같은 녀석.. 더보기 쉬이 덧나는 상처를 치유하는 노래의 힘 발표한지 얼마 안됐는데 악뮤의 신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은 2020년대를 대표할 명곡의 반열에 오르지 않을까 합니다. 노래 자체로도 좋지만 눈물겨운 서사도 간직한 진주까지 품었기 때문.. 악뮤의 여동생 수현이 우을증으로 두문불출하자 오빠 찬혁이 그런 수현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노래. 막상 노랫말을 되새겨보면 우울증보다는 조울증에 더 어울리는 노래 아닐까 싶습니다. 우울증은 우울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마음의 병이지만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조증과 기분이 가라앉는 울증이 번갈아 찾아옵니다. 그만큼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심해 더 위험하다고도 하죠. '기쁨 뒤에 슬픔이 온다'는 노랫말은 조증 뒤에 울증이 찾아오는 조울증 증세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감정의 기복이 오히려 마음을 '예쁜 돌'처럼.. 더보기 아지랑이처럼 사라져가는 봄날을 기리며 아직 오월도 안됐건만 계절은 벌써 초여름으로 달려가네요. 5월 중순쯤 들려드려야지 했던 노래를 벌써 꺼내들 때가 됐네요. 처음엔 중국계 아이슬랜드 재즈가수 레이베이(Laufey)가 부른 올드 재즈 넘버 아닐까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의 주제가인 'Le Festin' 풍의 프랑스 샹송을 영어로 번안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구요. 뜻밖에도 중국 본토 출신의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더군요. '왕 오케이(Wang OK)'라는 예명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올해 스물일곱된 왕싱(王馨)이 2024년 발표한 'Before Spring Ends'. 허걱, 영어로 작사작곡한 재즈 넘버를 부르는 중국 본토 출신 가수라니. 'Before Spring Ends'가 다양한 유튜브 쇼츠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이며 유명해졌다.. 더보기 이전 1 2 3 4 5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