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이렇게 긴 가을장마는 없었다.
이것은 장마인가 가을비인가? 지금은 여름인가 가을인가?
장마면 가을이 아니어야 하고 가을이면 장마가 아니어야 하지 않는가?
추석 연휴 내내 비가 오더니 연휴가 끝나고도 그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가을비를 보며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우기는 이제 여름이 아니라 가을이 되려나 봅니다.
추적추적 오는 가을비를 보며 멜랑콜리한 가사를 진한 탁주처럼 걸러낸 노래 한 곡 골라봤습니다. 1952년 미국의 앨런 브랜트가 작사하고 밥 헤임스가 작곡한 재즈와 블루스의 스탠더드 곡이죠. 냇 킹 콜과 프랭크 시내트라, 마이클 부블레 같은 남자가수들의 달콤한 미성의 노래로 사랑받아왔지만 걸쭉한 여성가수의 목소리로 들으니 아주 새롭습니다.
올해 개봉한 셀린 송 감독의 '머티리얼리스트'에서 삽입곡으로 흘러나왔던 베이비 로즈의 노래입니다. 옛 여인 사이였던 커플매니저 루시(다코타 존슨)와 가난한 연극배우 존(크리스 에반스 분) 커플이 생면부지의 결혼식에 잠입해 춤추던 장면과 엔딩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곡이죠.
목소리만 들어보면 풍채가 있는 흑인여성이 가수 같죠? 2017년 데뷔한 미국의 젊은 소울가수로 체구도 홀쭉(?)한 편. 사실 가사만 들어보면 갈비통닭이 떠오를 정도로 달짝지근한 노래를 참 운치있고 세련되게 소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익숙한 노래를 이렇게 낯설게 부를 수 있다는 거, 이 역시 고전의 힘 아닐까요?
가사 속 adore는 단순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숭배한다는 뜻에 가깝죠. 그래서 '나의 해방일지' 속 명대사가 떠올라 '추앙하다'로 번역해 봤습니다.
I can only give you love that lasts forever
And the promise to be near each time you call
And the only heart I own is yours and yours alone
That's all, that's all
제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영원한 사랑
그리고 당신이 부를 때마다 당신 곁에 있겠다는 약속
그리고 내가 소유한 유일한 심장은 오직 당신의 것
그게 다에요, 그게 다
I can only give you country walks in springtime
And a hand to hold when leaves begin to fall
And a love who's burning light to warm the winter night
That's all, that's all
제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봄날의 시골 산책
낙엽 질 때 당신이 잡을 수 있는 손
겨울밤을 따뜻하게 뎁힐 밝게 빛나는 사랑
그게 다에요, 그게 다
There are those I am sure that have told you
They will give you the world for a toy
All I have are these arms to enfold you, and a love
Time can never destroy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거에요
장난감 주듯이 전 세계를 주겠다고
제가 가진 건 당신을 감싸 안을 이 팔과 하나의 사랑
그게 다에요, 그게 다
If you're wond'ring what I'm asking in return, dear
You'll be glad to know that my demands are small
Say it's me that you'll adore for now and ever more
That's all, that's all
그 대가로 제가 무엇을 바라는지 궁금하다면 그대여
제 요구사항이 너무 작다는 것을 알고 기쁠거에요
말해줘요, 그게 나라고, 지금부터 영원히 추앙할 사람이.
그게 다에요, 그게 다
https://www.youtube.com/watch?v=BgGIxU0PSYA&list=RDBgGIxU0PSYA&start_radio=1
'오늘의 안부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우리의 영원한 애니 (0) | 2025.10.12 |
---|---|
한국인의 최애 조용필곡은 왜? (0) | 2025.10.11 |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 톰 크루즈가 언급된 이유 (8) | 2025.10.09 |
푸치니의 라보엠과 김수영의 ‘사랑‘ (0) | 2025.10.08 |
날 어둡고 비 내려도 (0) | 2025.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