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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ialists

낙엽질 때 당신이 잡을 수 있는 손 역사상 이렇게 긴 가을장마는 없었다. 이것은 장마인가 가을비인가? 지금은 여름인가 가을인가? 장마면 가을이 아니어야 하고 가을이면 장마가 아니어야 하지 않는가? 추석 연휴 내내 비가 오더니 연휴가 끝나고도 그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가을비를 보며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우기는 이제 여름이 아니라 가을이 되려나 봅니다. 추적추적 오는 가을비를 보며 멜랑콜리한 가사를 진한 탁주처럼 걸러낸 노래 한 곡 골라봤습니다. 1952년 미국의 앨런 브랜트가 작사하고 밥 헤임스가 작곡한 재즈와 블루스의 스탠더드 곡이죠. 냇 킹 콜과 프랭크 시내트라, 마이클 부블레 같은 남자가수들의 달콤한 미성의 노래로 사랑받아왔지만 걸쭉한 여성가수의 목소리로 들으니 아주 새롭습니다. 올해 개봉한 셀린 송 감독의 '머.. 더보기
연애가 어렵지 사랑은 쉽다고요? 영화 '머티리얼리스트(Materialists) 리뷰 '머티리얼리스트(Materialists)'는 철학적으로 유물론자를 뜻한다. 만물의 본질이 정신이 아니라 물질에 있다고 믿는 사람. 그런 거창한 제목을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달았다고? 그런데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란다. 그렇다면 유물론자를 뜻하는 아니라 물질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 곧 속물을 뜻할 터. 헌데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사람이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이란다. '넘버3'의 송능한 감독의 딸. 초등학생 때 부모 따라 캐나다로 이민간 1.5세대 한인 감독.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을 불교의 '전생(Past Lives)' 개념으로 풀어낸 재기 넘치는 데뷔작을 만든 젊은 여감독이 또다시 거창한 제목을 들고나왔다니 궁금해졌다. 그것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