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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시사레슨

노련한 투우사 vs 힘빠진 황소의 지루한 대결

스페인의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와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메시 [FIFA]

 

 

결승전 전까지 아르헨티나는 저돌적 황소였습니다. 19골이란 가공할 공격력을 보였지만 8실점으로 4강팀 중에서 가장 많은 실점도 기록. 반면 스페인은 노련한 투우사의 모습이었죠. 14득점 하는 동안 실점은 1점 뿐.

 

언론은 메시 대 야말의 대결로 포장했지만 어림없는 소리죠. 메시로 상징되는 창과 로드리로 대표되는 방패의 대결이 적확한 표현이죠. 하지만 양 팀은 숨죽인 채 상대가 실수하기만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아르헨은 황소뿔을 숨긴 채 몽통으로 밀어내기에 치중했습니다. 섯부른 공격을 했다가 점유율 축구를 하는 스페인의 역습으로 선취점을 내줄 경우 만회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후반전 30분 이후의 메시 타임만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로드리가 이끄는 투우사들은 메시에게 가는 볼줄기를 철저히 차단하는 질식축구를 구사하며 자신들의 축구 스타일를 끈질기게 견지했습니다. 후반 들어 지친 것은 오히려 황소들이었고 메시 타임이 찾아왔지만 정규 시간이 끝날 때까지 아르헨의 슈팅수는 0개.

 

문제는 15개가 넘는 슈팅을 기록하면서도 지친 황소의 급소에 칼을 꽂는 데 실패한 투우사들의 결정력 난조. 하지만 스페인의 끈질긴 압박에 성질을 참지 못한 아르헨의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폭주하다 퇴장당했고 교체된 스페인 공격수 페란 토레스가 연장전에서 결국 황소의 숨통을 끊어놨습니다. 최종 슈팅수 20 대 2. 하지만 지연된 결정타로 인해 아주 지루한 경기가 됐네요.

 

개인적으론 메시의 오랜 팬으로서 라스트 댄스에서 멋진 골을 기대하는 마음과 극우파가 장악한 아르헨티나의 독주를 우려하는 마음이 교차한 경기. 슬픈 예감은 어긋나지 않으니 결승전 직전 국민 걱정한 메시 발언을 매도하기 바쁜 아르헨 대통령의 졸렬함이란....

 

스페인의 우세를 점치긴 했지만 그놈의 점유율 축구는 참 지루하기 짝이 없네요. 라민 아말이든 페렌 토레스든 제발 좀 결정력있는 공격수가 등장하기를.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인기없는 팀이 될 듯 합니다.

 

로드리가 차지한 골든볼 [FIFA]

 

-2026년 7월 20일(오전부터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