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현지시간) 독일에게 7대1로 대패한 퀴라소(Curaçao)는 카리브해에 위치한 인구 15만 명의 작은 섬나라입니다. 섬나라라곤 하지만 독립국은 아닙니다. 네덜란드가 외교와 국방을 맡고 내치는 선거로 뽑힌 총리가 맡는 자치국입니다. 국갸원수도 네덜라드 국왕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었을까요?
월드컵을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원칙적으로 정치적 독립성에 상관없이 별도의 축구협회를 운영하는 곳에 출전 자격을 부여합니다. 대표적으로 연합왕국인 영국을 구성하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가 별개의 축구팀으로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는 영국이 충구종주국이라 1904년 FIFA 창설 이전에 이미 독자적 4개 축구협회를 갖고 있었기에 FIFA가 예외적으로 인정해준 것이기도 합니다. 영국처럼 연합왕국인 스페인의 경우도 카탈루냐와 바스크 등 17개 지자체로 구성돼 있지만 1909년 창설된 스페인축구협회로 FIFA에 가입했기에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됐죠.
퀴라소는 원래 1954년 카리브해 6개의 큰 섬으로 출범한 '네덜란드령 안틸레스'라는 자치령의 구성원이었습니다. 네덜란드와 별도의 축구협회를 운영하는 FIFA의 정회원국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북중미카리브지역 예선에 계속 출전했지만 한번도 본선 진출에 성공하진 못했습니다.
네덜란드령 안틸레스를 구성하는 6개 섬나라 중 1986년 아루바(Aruba)가 떨어져나가 독립적 네덜란드 자치국이 됩니다. 자치국은 자치령에 비해 독자적 내치를 보장받으며 자체 헌법을 갖추고 본국과 대등한 연합국의 지위를 갖게 됩니다. 아루바는 그와 함께 별도의 FIFA 정회원이 됐습니다.
나머지 5개 섬들로 구성된 네덜란드령 안틸레스도 2010년 해체됩니다. 퀴라소와 신트마르턴(Sint Maarten) 2개 섬나라는 아루바처럼 독자적 자치국이 되고 보네르(Bonaire), 사바(Saba), 신트외스타티위스(Sint Eustatius)는 아예 네덜란드가 직접 다스리는 특별행정구로 편입됩니다.
그럼 아르바처럼 퀴라소와 신트마르틴도 FIFA 정회원국일까요? 퀴라소만 그렇습니다. 퀴라소의 수도인 빌렙스타트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시절부터 수도였습니다. 그래서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축구협회도 빌렙스타트에 있었습니다. FIFA는 그에 따라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축구협회의 유일한 계승자로 퀴라소 축구협회를 인정해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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