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떠한 형태든 침략전쟁은 악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그리고 이란-미국 전쟁에서 명백히 입증되고 있다. 그 빌미를 누가 제공했느냐를 두고 나토에 가입하려한 우크라이나, 먼저 미사일 공격을 가한 팔레스타인, 핵무장을 시도하고 자국민을 학살한 이란을 지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강대국 논리에 포획된 논리라는 게 우민의 판단이다.
설사 그러한 일들이 도화선이 됐다 하더라도 전쟁을 벌이기 전 국내외의 지난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러시아, 이스라엘,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자국 지도자의 독단적 결단으로 전쟁을 벌였다. 그로 인해 상대국 국민은 물론 자국민과 전세계에 엄청난 고통과 후유증을 안겨주고 있다. 대신 강대국 지도자들은 국가적 위기상황을 앞세워 자신의 집권을 위협하는 국내 반발을 잠재우고, 자국민은 물론 세계인들까지 자신들의 독단적 선택에 의존해 일희일비하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일찌기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참주(독재자)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의존하도록 만든다"고 일갈한 바 있다. 러시아의 푸틴,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미국의 트럼프가 지금 가장 원하는 바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의 개소리에 속아넘어간 자국민은 물론 자신에게 비판적인 세계인들조차 자신의 선택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면서 "그러니까 내 말을 잘 들으란 말이야"라며 득의양양해 하고 있다. 나르시시즘에 사로잡힌 자아가 한껏 비대해진 것이다. 그래서 교황 레오 14세에게 "내가 아니었으면 교황도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범죄에 약하고 외교정책은 끔찍하다", "핵무장을 용인하는 교황"이라는 막말을 날리다 못해 자신을 예수에 비견하는 무리수를 두게 된 진짜 이유다. 그가 미쳤거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려서가 아니라 "트럼프가 트런프한 것"일 뿐이란 소리다.
그러한 점에서 이란-미국 전쟁은 부수적 이득도 있다. 그동안 트럼프에 대해 '난 놈'이라거나 '트황상은 역시 달라'라고 찬미하기 바쁘던 철부지이 확 줄어든 효과가 발생했다. 최소한 우민의 소셜미디어상에서 그런 이들이 확연히 사라졌다.
'난 놈'은 모두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성공은커녕 시도도 못하는 일을 성취해 낸 비범한 사람에 대해 질투와 애정을 섞어 쓰는 표현이다. 대의를 위해서 아니면 타인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할 줄 아는 사람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할 때 "난 놈은 난 놈일세"라며 존경심을 애써 감춰가며 수긍할 때 쓰는 표현이다.
제 뜻대로 안 풀린다고 이란에 사는 1억 명 가까운 사람들을 '짐승(animals)' 취급하며 "오늘밤 한 문명이 사라질 것"이란 막말을 시전하는 문트럼프가 그런 난 놈이면 히틀러, 스탈린, 모택동, 폴 포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윤석열도 다 난 놈이 돼야 한다. 일국의 최고 권력자에 오른 사실 그 자체만난 놓고 "난 놈은 난 놈일세"라는 발언을 남발한 부메랑 효과 아니겠는가.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제일 중요하고, 뭐든 자긴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다른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독재자가 못돼 안달 놈들이 어떻게 비범한 능력을 타고났다는 찬사의 대상으로 삼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한다. 우민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이론)에 따르면 트럼프가 난 놈이라거나 협상력 하나는 끝내준다는 식으로 에둘러 그를 칭찬하는 인간은 둘 중 하나다. 나쁜 놈 아니면 이상한 놈이다.
이타적인 좋은 놈은 죽었다 깨나도 절대 그런 인간에 대해 난 놈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 높은 자리를 차지한 나쁜 놈이 모두 난 놈으로 둔갑하는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나쁜 놈들의 경우엔 트럼프처럼 극도의 이기심을 지닌 인간이 '난 놈' 취급 받아야 지들이 활개치고 다닐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변덕적인 이상한 놈들은 자기들 빈정 상하게 만든 좋은 놈들이 골머리 앓는 꼴을 보면서 "잘난 척 하더니 꼴 좋다"라며 조롱하기 좋아서 그러는 것이다.
트럼프 같은 종류의 인간을 자꾸 '난 놈'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한 번 상상해보라고 우민은 이런 조언을 해주고 싶다. 그런 인간이 당신의 상사나 동료라면 당신의 삶이 어떨 거 같냐고. 바로 쌍욕이 터져나오지 않을까? 지가 싼 똥도 지 손으로 치우지 못하면서 그거 대신 치워주지 않는다고 주변 사람들을 다 저능아 취급하며 "해고야"만 외쳐대는 괴물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된장인지 똥인지를 꼭 맛봐야 알 수 있는가?
-2026년 4월 17일(비와 안개가 몰아치며 급격히 추워짐)
#우민은 '어리석은 백성(愚民)'이자 '근심하는 백성(憂民)'인 동시에 '또 하나의 백성(又民)'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제 자신에게 붙인 별호입니다. 우민일기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 가까운 '맨스플레인'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에 제 자신을 3인칭으로 객관화하려는 글쓰기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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