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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안부곡

채소의 왕과 여왕

[Life Sciences Intellectual Property Review]

 

 

이십대 중반인 아들은 고기 먹을 때 채소를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 채소가 들어갈 여지가 있으면 고기로 채우겠다며. 젊을 때 제가 딱 그랬습니다. 어른들은 왜 저 맛없는 채소를 억지로 먹을까. 그러다 나이 먹고 채소 맛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아들에게 씩 웃으며 "다 때가 있는 법이다"라고 말하는 이유죠.

그렇게 뒤늦게 맛에 눈 뜬 채소 중에서도 특히 취향 저격인 녀석이 둘 있습니다. 제가 '채소의 여왕'으로 부르는 토마토와 '채소의 왕'으로 칭하는 브로콜리입니다. 

 

토마토는 그냥 먹어도 맛있죠. 하지만 프라이팬에 익혀먹으면 영양이 훨신 풍부할 뿐 아리나 맛도 더 좋습니다. 보통 아침은 거르는 편이지만 아침을 먹어야 겠다 싶으면 달걀프라이와 함께 얇게 썬 토마토를 함께 익혀 먹곤 하는데 그때마다 깊은 맛에 감탄합니다.

 

토마토가 채소냐 야채냐는 논란은 끊이질 않죠. 서양에선 과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과 일본에선 채소로 취급합니다. 최근의 유전자 분석 결과, 토마토(tomato)가 덩이줄기 식물인 감자(potato)의 엄마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두 식물은 모두 남미산인데 900만년 전 토마토와 감자와 가장 유사한 에투베로숨의 이종교배로 감자가 태어났다는 것. 특히 감자의 생존력을 강화시킨 덩이줄기가 토마토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만들어졌다네요. 아들이 채소면 엄마도 채소여야 하는 거 아닐까요?^^

토마토와 달리 브로콜리는 혈통 논란이 없습니다. 그래서 왕입니다^^ 브로콜리는 영양가도 훌륭하지만 찌거나 살짝 데쳐 먹으면 달짝지근한 깊은 맛을 냅니다. 처음엔 초록색이라 잎으로 착각하는 꽃 중심으로 먹었는데 특히 줄기가 씹을수록 깊은 맛을 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버릴 게 없는 놈입니다. 또 최고의 다이어트 식품 중 하나죠. 그래서 살쳐 데쳐서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야식 생각날 때 아무 것도 뿌리지 않고 꼭꼭 씹어먹으며 흐뭇해하곤 합니다. 

한국의 인디밴드 중 '브로콜리너마저'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 밴드명이 '별 것 아닌 것이 나를 실망시키는 삶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 짓게 됐다고 하죠. 채소의 왕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취급하다니 무엄하기 짝이 없습니다. 동시에 채소의 왕마저 별 것 아닌 걸로 취급할 수 있는 '공화주의적 패기'가 맘에 쏙 듭니다. 그래서 채소의 왕을 자근자근 씹어먹을 때마다 생각나는 밴드죠.

 

오늘의 안부곡 중 '브로콜리너마저'의 곡이 얼마나 되나 찾아보니 4곡이더군요. '아름다운 사람'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가능성'. 초창기 가장 애정했던 두 곡이 빠져 있더군요. '앵콜요청금지'와 '졸업'입니다.

 

아마도 너무 유명해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이 미친 세상에'라는 후렴구가 되풀이 되는 '졸업'을 골라 봤습니다. '이 미친 세상에' 토마토와 브로콜리 너희마저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냐는 뜻으로^^

 

 

 

꿈에서 아직 덜 깬 아이들은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날 듯

짝짓기에 몰두했지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낯설은 풍경들이 지나치는

오후의 버스에서 깨어

방황하는 아이 같은 우리

어디쯤 가야만 하는지 벌써 지나친 건 아닌지

모두 말하지만 알 수가 없네

 

난 어느 곳에도 없는 나의 자리를 찾으려

헤매었지만 갈 곳이 없고

우리들은 팔려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서글픈 작별의 인사들을 나누네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행복해야 해

넌 행복해야 해 행복해야 해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잊지 않을게

잊지 않을게 널 잊지 않을게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에

이 미친 세상을 믿지 않을게

 

 

https://www.youtube.com/watch?v=SFrjxfK9tZs&list=RDSFrjxfK9tZs&start_radio=1

 

 

 

-2026년 3월 20일(구름꼈다가 점차 맑아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