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지 못한다"는 말은 최소한 한국에선 성립하지 않습니다. 12.12 쿠데타에 성공했던 전두환 노태우가 이후 내란죄 및 반란죄로 처벌 받은 것을 설마 잊으신건가요?
5.16 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는 처벌받지 않았고요? 대신 김재규의 총탄에 처형됐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되는데 실패한 쿠데타가 처벌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2월 19일 재판의 의미는 실패한 친위 쿠데타인 '석열의 난'이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야 합니다. 그에 대한 처벌이 사형이냐 무기징역이냐에 부수적 일에 불과합니다. 설사 사형이 선고됐다 해도 한국은 사실상의 사형폐지국이기에 별 차이가 없습니다. 2심과 3심에서 감형될 것까지 감안했다고들 하는데 사형 선고를 받았다 한들 감형하려면 방법이 없을까요? 대통령의 사면제를 유지하는 한 사형수도 언제든지 사면해줄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분풀이를 하려면 차라리 인민재판을 해야겠지요.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그 법에 의거해 한때 그 법집행의 상징과 같았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도 내란죄로 처벌하는 나라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맨날 법치(法治)를 입에 달고 살던 검칠총장 출신 대통령이 법바보를 뜻하는 법치(法癡)였음이 만천하에 선포된 역사적 교훈에 집중해야 합니다. 전문가입네 뻐기고 다니던 사람이 선무당에 불과하더라는 역사적 사례로 두고두고 조롱거리가 될 테니까요.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고 대한민국 사법부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짓은 포퓰리스트 정치인의 쇼에 불과합니다. 보편적 인권보호를 위해 사형제를 반대해야할 진보를 참칭하는 정치인들이 "사형시키라"고 떠들어대는 것 자체가 위선의 극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석열의 난'이 내란죄로 처벌받게 된 날을 기념해 오늘의 안부곡으로 어떤 곡을 고를까 하루종일 고민했습니다. 찾아봤더니 2024년 12월 14일 국회 탄핵안 가결 때는 베토벤 9번 교향곡 '자유의 송가' 합창 하이라이트와 제프 백의 기타연주에 로드 스튜어트가 부른 'People Get Ready'를 올렸더군요. 후자는 3절의 가사를 이렇게 살짝 의역해가며.
There ain't no room for the hopeless sinner
가망 없는 죄인을 위한 방은 없습니다
Whom would hurt all mankind, just to save his own
자기 자신을 위해 모든 이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 말입니다
Have pity on those whose chances grow thinner
성공할 기회가 희박해져가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세요
For there is no hiding place, against the kingdom's throne
주권자의 권위에 도전하는 그들에겐 숨을 곳도 없으니까요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에 대한 탄핵 결정을 내린 다음 날에는 이승윤의 '정말 다행이군'을 올렸더군요. 그만큼 환희보다 안도의 기분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2026년 2월 19일 판결은 좀 더 차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같은 날 세계정치학회 소속 정치학자들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12·3 비상계엄을 저지한 대한민국 국민을 추천했다는 뉴스와 오버랩되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못난 정치인들 때문에 온갖 고생을 겪으며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가꾸고 피워낸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를 꼭 껴안아줘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 곡을 골라봤습니다. 수많은 우리 국민들 귀에 익숙한 곡이기도 하지요. 25년 넘게 한국 FM라디오를 지키고 있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고정 코너인 '철수는 오늘'이 낭독될 때 백그라운드 음악으로 깔리는 기타 연주곡. 영국의 재즈 밴드 '어쿠스틱 알케미(Acousic Alchemy)'의 '케이를 위한 발라드(Ballad for Kay)'입니다.
여기서 케이는 여성의 이름( Kay)입니다. 1981년 어쿠스틱 기타 듀오로 시작된 어쿠스틱 알케미의 창단 멤버인 클래식 기타리스트 닉 웹이 자신의 아내인 케이를 위해 작곡한 곡이니까요. 하지만 그 케이는 요즘 유행하는 K팝과 K컬처, K민주주의의 K와 발음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Ballad for K'로 재해석해 들어도 무방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민주주의에 대한 기초소양도 부족한 정치인들을 만나 개소생하면서도 세계 만방에 자랑할만한 K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꿔오신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이 곡을 듣고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XKkNRLVupo&list=RDuXKkNRLVupo&start_radio=1
-2026년 2월 20일(아침 잠시 영하였다가 영상 10도 안팎의 기온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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