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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안부곡

'물의 도시' 비둘기들이 울부짖을 때

ⓒDavid Guttenfelder/The New York Times

 

 

미니애폴리스 하면 두 가지가 떠오릅니다. 하나는 인접한 고풍스러운 도시 세인트 폴과 함께 쌍둥이 도시를 이뤄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메이저리거 야구팀의 홈타운이라는 것. 다른 하나는 1980년대 마이클 잭슨과 자웅을 겨루던 팝스타 프린스의 고향이라는 것. 그래서 프린스가 창안한 끈쩍한 펑크와 세련된 뉴웨이브와 결합해 재탄생시킨 메트로섹슈얼한 팝 장르를 '미니애폴리스 사운드'라고 부르죠.

 

미니애폴리스는 인구 42만이 넘은 미네소타주 최대 도시입니다. 쌍둥이 도시인 세인트 폴은 인구 30만의 두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자 미네소타주의 주도입니다. 두 도시 광역권 인구를 합치면 360만 명이 넘으니 미네소타주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숫자라고 합니다.

 

미니애폴리스는 아메리카 원주민 수우족의 언어로 물을 뜻하는 mni/minnea와 도시를 뜻하는 그리스어 polis의 합성어로 '물의 도시'라는 것은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주변에 미시시피강과 호수, 폭포가 많아 생긴 호칭이라고. 미네소타라는 지명 역시 수우족 언어로 '하늘빛 물의 땅(Mni Sota Makoce)'의 줄임말.

 

ⓒDavid Guttenfelder/The New York Times

 

그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 23일(현지시간) 양 도시의 자영업자들까지 대거 참여한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압적인 불법이민자 단속과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백인 여성 사망 사건에 대한 집단적 저항이었는데 그 와중에 또 다른 백인 남성이 ICE의 흉탄을 맞고 숨을 거뒀네요. 불법 이민자를 단속한다며 멀쩡한 미국민을 둘이나 무차별 총격으로 숨지게 한 셈. 이쯤 되면 트럼프의 미국은 '아름다운 나라'의 약어가 아니라 '미친 나라'의 약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도심 총파업 시위에 참여한 시위 군중에 대해 주최측은 5만이라던데 외신에 보도되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족히 10만은 돼 보였습니다. 미국에서 개별 도시 차원에서 총파업이 벌어진 것은 1946년 10만명이 집결했던 오클랜드 총파업 이후 최초라는 보도도 있습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일어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 총파업의 경우는 160개 이상의 도시가 참여한 도시 연대 총파업이란 점에서 결이 좀 다르다고 보는 듯. 하지만 ICE가 저렇게 미니애폴리스를 점령하다시피 하고 계속 관련 수사를 방해한다면 전국적 총파업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미이내폴리스와 세인트 폴 시민들의 저항에 대한 연대와 지지의 의미로 미니애폴리스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 프린스의 노래를 골라봤습니다. 사실 프린스 노래는 개인주의적이고 섹스어필하는 내용이 많아 항의 집회와 잘 어울리진 않긴 합니다. 제가 아는 프린스 노래 중 가장 저항적 내용이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들이 울부짖으며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의 'When Doves Cry'입니다.

 

미국 중북부의 점잖은 도시로 유명한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 시민들이야말로 비둘기라 부를 만한데 그런 그들의 코털을 건드려 총파업이 벌어진 상황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미국 펑크송의 대모로 불리는 패티 스미스가 중저음으로 나즈막히 부른 버전이 있더군요.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로 제니스 조플린의 계승자로 불리는 패티 스미스가 노래하는 '비둘기들이 울부짖을 때'를 함께 감상해보시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yXNJnUbv7OA&list=RDyXNJnUbv7OA&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