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드뷔시의 피아노 소품 하나 올려봅니다. 보통 '꿈'으로 많이 번역되는 'Rêverie'입니다. 불어로 꿈은 Rêve와 Rêverie 두 단어가 있습니다. 전자는 잠을 자면서 꾸는 꿈이고 후자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몽상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전자가 수동적인 꿈이라면 후자는 적극적인 백일몽, 몽상, 환상을 뜻합니다.
제가 주로 듣은 음원사이트를 뒤져봤더니 이 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가 참 많더군요. 최근 각광받는 일본계 독일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중국계 피아니스트 랑랑 그리고 다수의 프랑스 피아니스트들... 제 귀에 가장 인상적인 연주는 지금은 돌아가신 독일 태생의 유대계 미국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의 연주였습니다.
첫 연주부터 들숨과 날숨의 리듬감이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낭만성에 취한 다른 피아노 연주에서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곡 전체를 장악하고 강약의 변화를 주는 밀땅의 고수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그 덕에 드뷔시의 몽상이 가장 입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경력을 찾아보니 1946년 샌프란시스코 드뷔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하신 분. 유명한 보자르 삼중주단이 결성되던 1955년부터 해체되던 2008년까지 피아노 연주를 도맡으셨던 전설적 피아니스트입니다. 2023년 5월 100세를 채우기 7개월 전에 돌아가셨는데 이 앨범은 2018년 취입했으니 95세에 녹음한 것. 내공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겠죠?
https://youtu.be/OhZJtxPEBHs?si=lT7qhcGfpcr9gm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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