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사적인 평범'이라는 수필집을 소개하며 이소라 7집 앨범(2008)에 실린 'Track 9'이란 곡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이 끝난 뒤 존재의 허무함을 다른 노래죠. 평범한 불행 속에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고, 뭔가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독하게 견뎌내는 게 인생이라고.
별도의 앨범 제목도 없고 트랙 1~13으로만 불리는 그 수록곡 중에서 'Track 9'만큼 좋아하는 노래가 'Track 3'입니다. '평범한 불행'과 '독한 부족함'이 아니라 '사랑의 보편성'과 언제나 그 주변을 서성이다 성 내고 짜증 내는 우리네의 어리석음을 노래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거기를 잠시 들렸다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분노하며 떠나간다고.
얼마 전 '정의는 복수의 완성이 아니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평소보댜 호응도가 뚝 떨어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원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지닌 분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 아닐까 했습니다. '친일파는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와 '빨갱이는 꼭 때려 잡아야 한다'는 응보주의적 정의관에 사로잡힌 분들에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였을 수 있겠지요.
그 글의 핵심 중 하나는 '복수의 여신'인 에리니에스(Erinyes)가 '자비의 여신'인 에우메니데스(Eumenides)로 전환하는 것이 문명의 징표라는 거였습니다. 원하고 원망하는 마음에 사로잡혀 "반드시 처단하리라!"를 되내는 게 아니라 보복의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 힘들고 어려워도 용서와 화해를 실천할 때 우리가 비로소 문명인에 값하는 존재가 된다는 이야기.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에 있으며 "우리가 가야하는 곳"이라고 노래하는 'Track 3'가 잘 어울리지 않나 합니다. 설사 사랑이 성에 차지 않더라도 짜증, 분노, 원망, 증오를 토해내기보다 변하지 않는 사랑의 편에 서라고, 사랑은 언제나 나의 일부임을 잊지 말라고 노래하고 있으니까요. 그 또한 우리네 인생의 평범한 진리 아닐까요?
사랑이
그대 마음에 차지 않을 땐
속상해 하지 말아요
미움이
그댈 화나게 해도
짜증내지 마세요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하는 곳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
너무 아픈 날
혼자일 때면
눈물없이 그냥 넘기기 힘들죠
모르는 그 누구라도
꼭 손 잡아 준다면
외로움은 분홍색깔 물들겠죠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하는 곳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우리가 가야하는 곳
사랑은 언제나 그곳에
love is always part of me
love is always part of me
https://www.youtube.com/watch?v=PX_ZTRbR-7I&list=RDPX_ZTRbR-7I&start_radio=1
-2025년 11월 7일(맑고 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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