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초 1990년 발표된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을 링크하면서 원곡에 필적할만한 리메이크곡을 찾기 힘들어 아쉽다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 얘기를 듣기라고 한 걸까요^^ 이틀 전 여성 포크송 싱어송라이터 정밀아가 묵직한 중저음의 리메이크곡을 발표했네요.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사람은 '김성호의 회상'의 가수이기도 한 김성호. 당시 무명가수였던 김지연은 이 노래 한 곡으로 '원 히트 원더'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그 가장 큰 원동력은 비교적 긴 전주가 이어지다 '찬바람이 불면'과 '한때는 내 어린 마음'으로 시작되는 호소력 강한 도입부 벌스(verse)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강력한 벌스로 무장한 김지연의 원곡은 20대의 풋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합니다. 반면 정밀아의 리메이크곡은 오래된 연인과 미뤄왔던 결별을 결심한 여인의 단호함과 쓸쓸함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원곡이 "찬바람이 불면"으로 시작하는 벌스가 인상적이라면 리메이크곡은 "그렇지만 이젠 다시"로 시작하는 마지막 후렴구 가사의 여운이 진하게 남습니다. 김지연의 찬바람이 초가을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같다면 정밀아의 찬바람은 늦가을이나 초겨울 뼈속까지 파고드는 그런 한기 가득한 바람 같다고나 할까요?
원곡의 풍성한 반주를 피아노와 기타로 줄이되 특유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드럼 비트를 살짝 얹은 게 신의 한수 아닐까 합니다. 담담하게 읊조리듯 시작하는 정밀아의 도입부 벌스 또한 노래를 끝까지 듣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발휘합니다. 깊어가는 계절만큼 진한 여운이 남는 노래 한 곡과 함께 해 깊은 상념에 빠져보시기를.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스쳐가는 바람 뒤로 그리움만 남긴채
낙엽이 지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떨어지는 낙엽 위엔 추억만이 남아있겠죠
한때는 내 어린 마음 흔들어주던
그대의 따뜻한 눈빛이
그렇게도 차가웁게 변해버린 건
계절이 바뀌는 탓일까요.
찬바람이 불면 그댄 외로워 지겠죠
그렇지만 이젠 다시 나를 생각하지 말아요.
한 때는 내 어린 마음 흔들어주던
그대의 따뜻한 눈빛이
그렇게도 차가웁게 변해 버린 건
계절이 바뀌는 탓일까요
찬바람이 불면 그댄 외로워 지겠죠
그렇지만 이젠 다시 나를 생각하지 말아요
그렇지만 이젠 다시 나를 생각하지 말아요
그렇지만 이젠 다시
https://www.youtube.com/watch?v=2rvv-EsRVM4&list=RD2rvv-EsRVM4&start_radio=1
-2025년 10월 17일(맑고 서늘한 가을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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