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기에 봤습니다. 드라마 안에 이미 그 비판내용까지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쓴웃음이 났습니다. 상당수 비판이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쳐다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라마가 채택한 '교권보호국'이란 초법적 기관이 만들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조폭이나 마약사범 때려잡을 때도 만들지 못하는 초법적 기관을 교육부 산하에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그런 점에서 차라리 소수정예 범죄자들로 극악범죄자들을 때려잡는다는 OCN시리즈 '나쁜 녀석들'의 후예라 할 만합니다. "괴물을 상대하려면 괴물이 필요하다"는 발상 자체가 쌍둥이나 다른 없습니다. 그나마 '나쁜 녀석들'에는 엄청난 전투력을 지닌 괴물들이 대여섯 이상 나오는데 '참교육'은 사실상 단 둘이서 다 해치운다는 점에서 더더욱 환상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판타지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디스토피아의 현상을 담아낸 현실고발의 미덕을 지닙니다. 이 드라마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환상극에 가까운 그 해법이 아니라 그런 극단적 상상까지 동원돼야할만큼 피폐화된 교육현실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교육을 이모양 이꼴로 만든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 일일이 다 언급할 순 없지만 얼마 전 별세한 이해찬 전 총리의 해악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대중 정부시절 교육부장관을 맡아 "학부모와 학생은 교육서비스 수요자이고 교사들은 교육서비스 공급자"라는 신자유주의적 교육관을 퍼뜨리고 이를 교육현장에 관철시킨 장본인.
똑같이 해소되지 않는 울분을 대신 풀어주는 드라마임에도 '나쁜 녀석들' 때는 침묵하다가 유독 '참교육'에만 엄정한 비판의 칼날을 휘두르는 이유가 뭘까요? 아이들 교육이 더 중요하기 때문? 제가 보기엔 정치적 편향성도 단단히 한몫 하지 않나 싶습니다.
교권 또는 학생인권이란 표현을 앞세우는 순간 그들은 이미 특정 이념에 편향돼 있음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교사, 학생에 상관없이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접급하면 될 것을 한쪽은 수직적인 교권을 내세우고 다른 한쪽은 수평적인 학생인권을 내세웁니다. 둘을 하나로 묶어 교육현장의 인권으로 접근할 때 진정한 해법이 마련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 더. 참교육이란 용어가 1980년대 전교조가 사용한 숭고한 교육이념이 담긴 용어인데 그 용어를 욕보인다는 주장도 '언어 파시즘'에 가깝습니다. '전향'이란 용어가 본디 1920년대초 마르크시스트로 전향하라는 의미에서 좌파가 쓰던 용어인데 그걸 우파가 전유했다며 씩씩 거리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정말 진정한 참교육을 꿈꾸는 분이라면 괜히 오락용 드라마 씹고 있을 시간에 붕괴하고 있는 우리 교육현장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에 더 집중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그런 분들 응원하겠다고 만든 드라마가 고발하는 현실적 문제들은 짚지 않고 대중적 흥미 유발을 위해 MSG로 가미한 내용만 물고 늘어지는 번지수 잘못 짚은 촌극은 이제 그만 벌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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