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 90년대 분위기있는 카페에서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크리스라는 이름을 지닌 두 명의 아일랜드 혈통 싱어송라이터가 있었습니다. 한 명은 'Lady in Red'를 부른 아일랜드 가수 크리스 드 버그(1948년생). 다른 한 명은 'On the Beach'를 부른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혈통의 영국 가수 크리스 리어(1951년생). 한국에선 한동안 크리스 리로 알려졌던 크리스 리어(Chris Rea)가 지난해 12월 22일 숨진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향년 74세.
한국에서 두 가수의 지명도는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데 파급력에 있어선 크리스 드 버그가 앞설지 몰라도 영향력 있는 곡은 크리스 리어가 훨씬 더 많습니다. 굵고 허스키한 동굴 목소리가 인상적인 리어는 노래뿐 아니라 마크 노플러나 에릭 클랩턴에 비견될 정도 블루스 기타 연주 솜씨도 훌륭했죠. 그래서 '기타리스트 마크 노플러와 가수 조 카커'를 합쳐놓은 뮤지션이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다만 영국과 유럽에서 인기에 비해 미국 빌보드 차트 10위 안에 드는 곡이 없었죠. 이지 리스닝 계열 가수로 분류됐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반면 크리스 드 버그의 'Ladu in Red'는 빌보드 3위까지 올랐더군요.
'오늘의 안부곡'을 뒤져보니 크리스 리어의 노래 중 'On the Beach'(1986)와 'September Blue'(1987)는 이미 소개했더군요. 크리스 드 버그도 두 곡. 'Lady in Red'(1986)와 'A Rainy Night in Paris'(1977)였습니다.
리어의 추모곡으로 다른 곡을 하나 고르려는데 히트곡이 너무 많아 고민했습니다. 'The Road to Hell'(1989)은 추모곡으론 어울리지 않고 'Driving Home For Christmas'(1986)는 주로 영미권에서 사랑받은 곡이었습니다. 그의 첫 히트곡인 1978년 작 'Fool (If You Think It's Over)'와 'Auberge'(1991)를 고민했습니다.
특히 Auberge는 불어로 '여관'을 뜻하기에 인생은 나그네처럼 잠시 머물다간다는 의미도 있고, 가사 중 '훌쩍 떠나서 갈 수밖에 없는 오직 한 곳(There's only one place left to go)'이 결국 죽음 아니겠느냐는 상징성에도 이끌렸습니다. 그렇지만 크리스 리어의 곡 중에서 드물게 흥겨운 곡이라 결국 같은 앨범에 수록된 'Heaven'을 골랐습니다. 크리스 리어의 분위기를 대변하면서 추모곡으로도 어울린다 판단해서입니다.
역시 거칠고 허스키한 목소리를 자랑하는 캐나다 가수 브라이언 아담스의 'Heaven'(1984)과 다르게 차분하게 삶을 성찰하게 해주는 곡입니다. 아담스는 사랑하는 그대와 함께 하는 순간이 곧 천국이라 노래하는 반면 리어는 공허해보여도 현재의 삶에 충실하며 미소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멀게만 느껴지는 천국 또한 가까워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합니다.
말년에 위궤양, 췌장암, 뇌졸중을 잇따라 겪으면서 이 노래의 메시지처럼 더욱 삶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천국이 아니더라도 평온과 안식이 함께 하기를.
I see a turning wheel on a dusty track
나는 먼지 쌓인 선로에서 회전하는 바퀴를 봐
Caught in the void and empty space
공허하고 텅 빈 공간에 갇혀 있는 바퀴
In between there and back
거기와 뒤 사이에
And the paradise of going somewhere
그리고 그 어딘가에 있을 낙원
That's still so far away
아직은 너무 멀리 있는
An' happy, boy, you bet I am
아이야, 넌 내가 행복할거라 생각할거야
Holding on to this smile for just as long as I can
할 수 있는 한 이 미소를 계속 유지할거니까
Heaven
천국
Do-di-do-do
두 디 두두
Heaven
천국
It's all bright in front, and it's all dark behind
앞은 밝고, 뒤는 어둡네
Living for the now that's in between the bridges and the signs
다리와 이정표들 사이에 있는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것
And getting there is still a long, long way to go
거기까지 가려면 길은 여전히 멀고 또 멀지
While the others dream and wish
다른 이들도 모두 그걸 꿈꾸고 바라지만
This is everything I officially need to know
이게 공식적으로내가 알아야 할 전부라네
An' happy, boy, you bet I am
아이야, 넌 내가 행복할거라 생각할거야
Holding on to this smile for just as long as I can
할 수 있는 한 이 미소를 계속 유지할거니까
Heaven
천국
Do-di-do-do
두 디 두 두
Heaven, mm-mm
천국 음음
Heaven
천국
Do-di-do-do
두 디 두 두
Heaven
두 디 두 두
https://www.youtube.com/watch?v=Qe2vC3C3bTs&list=RDQe2vC3C3bTs&start_radio=1
-2026년 3월 4일(맑고 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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