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미국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두 노래를 접속곡으로 불렀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캐리의 신곡 'Nothing Is Impossible'을 부르기 전 개최국 이탈리아를 존중하는 의미로 이탈리아어 노래 한 곡을 불렀죠. 도메니코 모두뇨의 '넬 블루 디핀토 디 블루(Nel blu dipinto di blu)'입니다..
그런데 첫번째 곡을 너무 성의 없이 불렀다 하여 비판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탈리아어 노래 가사도 못외워 프롬프터를 훔쳐 보며 불렀고, 고음으로 소화해야 하는 자신의 노래를 돋보이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음정을 낮춰 불러 이탈리아 국민의 빈정을 상하게 한 겁니다. 심지어 립싱크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넬 블루 디핀토 디 블루'라는 제목만 들으면 낯설게 들리실 겁니다. '파랗게 물들여진 파랑 속으로'란 뜻이죠. 하지만 날아오른다는 뜻의 '볼라레(Volare)'라는 부제를 들으시면 중장년 층 이상이라면 자동적으로 떠오르실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누구나 한 번씩 꿈 속에서 경험하는 파란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르는 경험담으로 시작합니다. 그런 행복한 기분은 새벽이 와 꿈에서 꺠면 사라지기 마련인데 벽안의 연인을 사랑하게 되면서 깨어있는 상태에서도 똑같은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벅찬 사랑 노래입니다.
1958년 산레모 가요제 우승곡이자, 이탈리아어 노래 중 최초로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 히트곡이 된 노래죠. K팝에 빗대면 싸이의 '강남스타일' 정도의 위상을 지닌 노래라 할 수 있습니다.
머라이어 캐리가 또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 노래를 부른 도메니코 모두뇨(1928~1994)의 위상입니다. 가난한 이탈리아 남부 출신의 모두뇨는 이 노래 한 곡으로 세계적 스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레모 가요제에서 모두 4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최다 우승자가 될만큼 국민가수가 됐습니다. 1958년(Nel blu dipinto di blu), 1959년(Piove), 1962년(Addio, addio), 1966년(Dio, come ti amo). 그런 인기를 바탕으로 4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영화배우로도 큰 인기를 누렸고 만년에는 하원의원과 상원의원까지 지냈습니다.
모두뇨는 특히 Nel blu dipinto di blu에서는 노래 중간 되풀이 되는 '볼라레'를 부를 때마다 양 손을 펼치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제스처를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주인공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익숙한 제스처지만 모두뇨가 이 제스처를 취하기 전까지는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손을 가슴에 얹거나, 마이크 스탠드 앞에 고정된 자세로 잘해야 팔 하나를 들어올리며 불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두뇨가 노랫말에 맞춰 양팔을 쫙 펼치고 하늘을 날 듯한 자세로 노래를 한 것이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해방감를 안겨줬다네요. 그래서 그가 이 노래를 선보인 순간을 "음악이 박물관에서 거리로 걸어나온' 혁명적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심지어 모두뇨의 고향인 폴리아노 아 마레(장화 모양 이탈리아 지도에서 뒷굽의 시작접)에는 바로 그 순간을 형상화한 청동 조각상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대중가요 하나를 부를 때도 그 가사의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함께 음미할 줄 알아야합니다. 이탈리아 대중가요인 칸소네에 경의를 표한다며 어설프게 노래한 것이 오히려 경멸로 받아들여진 머라이어 캐리의 사례를 우리 K팝 가수들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Penso che un sogno così non ritorni mai più
Mi dipingevo le mani e la faccia di blu
Poi d'improvviso venivo dal vento rapito
E incominciavo a volare nel cielo infinito
이런 꿈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요
난 칠했죠, 손과 얼굴을 파랗게
그러다 갑자기 바람에 휩쓸려
끝없는 하늘을 날기 시작했어요
Volare oh, oh
Cantare oh, oh
Nel blu dipinto di blu
Felice di stare lassù
E volavo, volavo felice più in alto del sole
Ed ancora più su
Mentre il mondo pian piano spariva lontano laggiù
Una musica dolce suonava soltanto per me
날아가요, 오, 오
노래해요, 오, 오
창천을 물들인 파랑 속에서
거기 머물러 행복하죠
나는 날아요, 태양보다 더 높이 행복하게
그리고 더 높이
세상이 저 아래로 서서히 사라져갈 때
달콤한 음악이 오직 나만을 위해 울려 퍼졌죠
Volare oh, oh
Cantare oh, oh
Nel blu dipinto di blu
Felice di stare lassù
Ma tutti i sogni nell'alba svaniscon perché
Quando tramonta la luna li porta con sé
Ma io continuo a sognare negli occhi tuoi belli
Che sono blu come un cielo trapunto di stelle
날아가요, 오, 오
노래해요, 오, 오
창천을 물들인 파랑 속에서
거기 머물러 행복하죠
하지만 모든 꿈은 새벽이 되면 사라져요
달이 지면서 그 꿈들을 데려가니까요
하지만 난 계속해서 꿈꾸죠, 그대 고운 눈동자 속에서
별이 박힌 하늘처럼 푸른 그 눈동자 속에서
Volare oh, oh
Cantare oh, oh
Nel blu degli occhi tuoi blu
Felice di stare quaggiù
E continuo a volare felice più in alto del sole
Ed ancora più su
Mentre il mondo pian piano scompare negli occhi tuoi blu
La tua voce è una musica dolce che suona per me
날아가요, 오, 오
노래해요, 오, 오
그대 벽안 속 파랑 안에서
거기 머물러 행복하죠
그리고 나는 계속 행복하게 날죠, 태양보다 더 높이
더욱 더 높이
세상이 그대 벽안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도
그대 목소리는 나를 위해 울려 퍼지는 달콤한 음악이에요
Volare oh, oh
Cantare oh, oh
Nel blu degli occhi tuoi blu
Felice di stare quaggiù
Nel blu degli occhi tuoi blu
Felice di stare quaggiù
Con te
날아가요, 오, 오
노래해요, 오, 오
그대 벽안의 파랑 속에서
거기 머물러 행복하죠
그대 벽안의 파랑 속에서
거기 머물러 행복해요
그대와 함께
https://www.youtube.com/watch?v=6jWsIpAbo-8&list=RD6jWsIpAbo-8&start_radio=1
-2026년 1월 9일(아침 영하 9도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되면서 영상 기온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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