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추운 겨울날에는 코코아처럼 따뜻하고 달콤한 노래가 제격 아닐까요?
그래서 이탈리아 칸소네 가수인 토니 레니스(Tony Renis)가 1963년 발표한 노래를 골라봤습니다.
'티 과르데로 넬 쿠오레(Ti Guarderò nel Cuore)'.
'당신을 마음으로 지켜볼게요'가 정확한 번역이지만 '당신을 마음 깊이 지켜줄게요'라는 의역도 가능한 제목입니다.
토니 레니스의 대표곡은 '콴도 콴도 콴도'(Quando, Quando, Quando)'죠.
내 구애에 대해 도대체 언제(Quando)가 돼야 답해줄 거라는 애절함을 경쾌하게 풀어낸 노래입니다.
1962년 이탈리아 산레모 가요제에서 발표해 4위에 멀물렀지만 산레모가 배출한 3대 히트곡의 하나입니다.
첫번째 곡은 1958년 우승곡인 도메니코 모두뇨의 '넬 블루 디핀토 디 블루(Nel blu dipinto di blu)'.
'파랗게 물들여진 파랑 속으로'으로란 제목으로 이탈리어 노래 중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노래.
'그런 노래가 있었나?' 하실텐데 가사 속 '날아오른다'는 뜻의 '볼라레(Volare)'라는 부제로 더 유명한 곡이죠.
두번째 곡은 1961년 우승곡인 '알 디 라(Al di là)'입니다.
이탈리아어로 '저 너머'(beyond)를 뜻하는 노래로 베티 커티스와 루치아노 타졸리 혼성 듀엣이 불러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코니 프란시스 등 이탈리아계 가수들이 불러 유명해진 곡입니다. 에밀리오 페리콜리가 부른 버전은 빌보드 차트 3위까지 올랐죠.
세번째 곡인 '콴도 콴도 콴도'의 가수 토니 레니스가 부른 '티 과르데로 넬 쿠에로'는 반전의 정체성을 지닌 노래입니다. 1962년 발표된 이탈리아 다큐멘터리 영화 'Mondo Cane'에 깔린 연주곡에 가사를 입힌 노래. 직역하면 '개의 세계', 다시 말해 '개 같은 세상'이란 뜻의 이 영화는 한국인들에겐 '몬도가네'라는 제목으로 각인돼 있죠. 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야만적 살상 문화를 소개해 '엽기적'이란 형용사의 동의어가 된 그 몬도가네 맞습니다.
'어떻게 그런 영화의 음악이 이렇게 온기가 흐를 수가?'정확히 그런 반전 효과를 노린 음악입니다. 타자에게 한없이 잔인할 수 있는 인간이 지극히 다정다감할 수도 있음을 일깨우기 위함이니까요. 노랫말 속에 그대는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있지만 인간에게 살육당하는 무수한 동물들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1950, 60년대 스크린을 풍미했던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가 숨졌죠.
많은 한국인들은 그녀를 한국 개식용을 비난한 오만한 여배우로만 기억하시더군요.
저 역시 과거에 보신탕을 '바르도탕'이라고 부르며 그녀의 비난에 반발했던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보니 동물애호가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고 또 그래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개고기 뿐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전체를 아우르는 육식문화 전체에 대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평생 먹어온 육식을 갑자기 끊을 순 없지만 최소한 그 동물들이 함부로 키워지거나 도축되는 것이라도 최소화하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됐습니다.
이 노래는 영어권에선 'More'라는 제목으로 불립니다. 그대를 더 많이 사랑하겠다는 식의 의역이 이뤄졌기 때문. 하지만 이 노래가 탄생한 배경을 음미해보면 사랑을 사람에 한정하지 않고 생명을 지닌 모든 생령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와 공명한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노래했던 윤동주 싯구의 여운을 우리는 여기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Ti Guarderò nel Cuore(당신을 마음 깊이 지켜줄게요)
Se tu mi guardi in fondo al cuor, vedrai
Un nome scritto con le nuvole
Che ombre disegnano di favola
Con la magia di un incantesimo
그대가 내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본다면, 보게 될 거에요
구름으로 쓰인 이름을
동화 속 스케치가 배경그림이 되고
마법의 주문이 걸린 이름
E se quel nome leggerai
Una voce sentirai
La mia voce che ti dice: "T'amo, t'amo, t'amo"
그 이름을 읽는다면
한 목소리가 들릴 거에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내 목소리
Sulle parole che si spengono
Cadono mille note tenere
E per la tua felicità, per la mia felicità
Questo incanto resterà(repraise)
사라져가는 그 말들 위에
수천 개의 부드러운 음표가 떨어져요
그대 행복을 위해, 내 행복을 위해
이 마법은 영원히 남을 거에요(반복)
https://www.youtube.com/watch?v=hMl-029on_c&list=RDhMl-029on_c&start_radio=1
-2026년 1월 8일(영하 9도까지 떨어진 강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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