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 말리와 함께 레게 음악을 세계화한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자메이카의 가수 지미 클리프가 영면에 들었네요. 향년 81세. 서른 여섯에 숨진 밥 말리보다 한살 더 많은 그는 자메이카가 배출한 가장 성공한 가수로 꼽힌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홍복을 누렸다고 할 만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 가난한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음악적 재능 하나만 믿고 고군분투하다 영국까지 건너갔음에도 오랜 무명생활을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그때의 심경을 담아 1969년 발표한 노래가 바로 '건너야 할 수많은 강들(Many Rivers to Cross)'입니다. 노래 중간에 ‘도버 백악 절벽(white cliffs of Dover)’이 등장하는 것은 당시 그가 영국에 살고 있었고 자신의 예명인 Cliff를 투영한 개관적 상관물이었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여러 장의 소울과 락 앨범을 발표했지만 주목받지 못하던 그를 구원해준 것은 1972년 발표된 자메이카 배경 액션 영화 ‘어려우면 어려울수록(The Harder They Come)’의 OST가 크게 히트하면서였습니다. 그가 음악감독을 맡아 당시 자메이카에서 유행하던 레게 음악을 잔뜩 소개한 OST는 레게음악의 세계적 유행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지미 클리프의 대표곡인 ‘The Harder They Come’과 ‘You Can Get It If You Really Want’와 함께 ‘Many Rivers to Cross’도 여기 재수록되면서 재평가를 받게 되고 여러 가수들의 리메이크 단골노래가 됩니다.
지미 클리프의 노래 중 최대 히트곡은 영화 ‘쿨 러닝’(1993) OST 수록곡인 ‘I Can See Clearly Now’입니다. 이 노래는 미국가수 자니 내쉬가 1972년 발표한 레게곡이 원곡이라는 점에서 지미 클리프의 오리지널 곡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쨌든 지미 클리프의 진가를 다시 알린 노래가 영화 OST라는 점은 비슷하죠.
‘Many Rivers to Cross’는 클리프에게 본격적 명성을 안겨준 레게가 아니라 소울입니다. 실제 클리프의 노래는 레게 뿐 안니라 소울, 록, 포크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듭니다. 레게에 선택과 집중을 한 밥 말리와 차별성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는 또 클리프 노래의 특징을 보여주는데 단순한 선율에 역경을 이겨내자는 단순한 가사를 반복하는데 그게 특유의 흥과 생명력 넘치는 리듬감을 부여합니다. 장르적 특징을 떠나 매우 레게스럽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죠.
사실 이 노래는 가사만 놓고보면 ‘건너야 할 강은 너무 많은데 난 아직도 길을 못찾고 헤매고 있어 외롭고 힘들다’는 우울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노래를 다 듣고나면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대책없는 희망이 차오르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지미 클리프스러운 노래라는 생각이 듭니다.
Many rivers to cross
But I can't seem to find my way over
Wandering I am lost
As I travel along the white cliffs of Dover
건너야 할 수많은 강들
하지만 건널 길을 찾지 못할 거 같아요
방황하던 나는 길을 잃었죠
도버의 백악절벽을 따라 여행할 때였죠
Many rivers to cross
And it's only my will that keeps me alive
I've been licked, washed up for years
And I merely survive because of my pride
건너야 할 수많은 강들
날 계속 살아있게 해주는 것은 오직 내 의지뿐
여러 해동안 나는 침식당했지
자존심 하나로 여태 버텼을 뿐
And this loneliness won't leave me alone
It's such a drag to be on your own
My woman left me and she didn't say why
Well I guess, I have to try
이 외로움은 나를 혼자 두질 않네요
혼자 있는 건 너무 힘든 일이죠
내 여인은 나를 떠났지만 이유도 얘기 안해줬죠
글쎄 나는 좀 더 분발해야 할 거 같아요
Many rivers to cross
But just where to begin, I'm playing for time
There are times I find myself
Thinking of committing some dreadful crime
건너야 할 수많은 강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 시간을 낭비하고 있죠
그런 내 자신을 발견할 때가 여러 번 있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는
Yes, I've got many rivers to cross
But I can't seem to find my way over
Wandering I am lost
As I travel along the white cliffs of Dover
그래요, 건너야 할 수많은 강들
하지만 건널 길을 못 찾을 거 같아요
방황하던 나는 길을 잃었죠
도버의 백악절벽을 따라 여행할 때였죠
https://www.youtube.com/watch?v=-y9Q7ud7Or0&list=RD-y9Q7ud7Or0&start_radio=1
-2025년 11월 25일(오전 스산한 비 내리고 추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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