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나 북미에서 새이름을 팀명으로 쓰는 야구팀들이 새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대전 독수리들이 서울 쌍둥이들에게 큰 점수차로 2연패했습니다. 미국 월드시리즈에선 캐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파랑어치들)가 미국 LA 다저스(회피자들)에 첫승 뒤 2연패를 당했습니다.
한국의 독수리는 겨울 철새인데 19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출전하다 보니 추위에 약해진 걸까요?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독수리들 투수진이 쌍둥들이 타선에 난타당하고 주저 않은 형국입니다.
북미대륙의 파랑어치는 여름 철새로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날아간다네요. 그래서 그런가요? 시리즈 명운이 걸린 3차전에서 투수력을 몽땅 쏟아붓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회피자들의 오타니 쇼헤이에게 4안타(홈런 둘, 2루타 둘) 5볼넷 9출루를 허용하며 연장 18회말 3번 타자 프리먼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석패했습니다.
그래서 생각난 노래가 송창식의 '길잃은 철새'입니다. 원곡은 1966년 최희준이 발표한 곡(유호 작사 최창권 작곡)이죠. 최희준은 요즘 표현을 빌리면 '공기반 소리반'의 무심한 창법으로 겨울이 왔는데도 남쪽으로 날아갈 줄 모르는 가을 철새의 서글픈 사연을 담담히 노래합니다. 그래서 첫소절에서 반복되는 '무슨 사연이 있겠지'가 세상사에 도통한 사람의 그것처럼 다가섭니다.
송창식이 부르는 '길잃은 철새'는 그 철새와 물아일체가 된 절절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첫소절의 '무슨 사연이 있겠지'에서 '무 '다음 '슨'이 올 때 음이 뚝 떨어뜨리며 부릅니다. 2절의 '혼자 살포가 왔을까'에서도 마찬가지죠.
이를 통해 비극적 정조와 체념의 미학이 강화됩니다. 세상사에 도통한 느낌이 아니라 '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는 공감의 확장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소절의 '흐느끼는 소리만'과 '한숨짓는 소리만'이 환기시키는 슬픔의 정조가 배가되는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힌국 독수리들 팬과 미국 파랑어치들 팬의 마음이 이 노래와 같지 않을까요? 팬들의 기대에 보답 못하는 것을 보면서도 "무슨 사연이 있겟지"라면서 선수들의 열패감을 달래주고, 자신들의 실망감을 다독이는 마음. 그러면서도 남 몰래 한숨 쉬고, 소리 죽여 흐느끼는 그 애타는 마음.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고,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건만...
무슨 사연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
돌아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흐느끼는 소리만
흐느끼는 소리만
혼자 살고파 왔을까
혼자 살고파 왔을까
돌아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한숨짓는 소리만
한숨짓는 소리만
https://www.youtube.com/watch?v=XzCBmd5QJ3k&list=RDXzCBmd5QJ3k&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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