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릴러만큼이나 정통 멜로영화를 참 좋아합니다(로맨틱 코미디보다 정통 멜로!). 한국 멜로영화 중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파이란', '사랑을 놓치다', '행복', '그해 여름'을 좋아합니다('클래식'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2010년 이후 한국 정통 멜로 영화는 딱 한 배우가 출연한 작품만 좋아합니다. 탕웨이가 나오는 '만추'(2011)와 '헤어질 결심'(2022)입니다. 한국 여배우가 나오는 정통 멜로는 끊긴 것일까요?
올해 들어 제 아쉬움과 공명하는 두 편의 멜로드라마를 만났습니다. 하나는 박보영 최우식 주연의 '멜로무비'였고 다른 하나는 낭궁민 전여빈 주연의 '우리영화'입니다. 둘 다 영화판에서 일하는 남녀를 주인공으로 삼았고, 신파로 흐르지 않는 정통 멜로에 대한 갈증을 다룬 작품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감독 역할은 남녀로 엇갈리지만 같은 영화감독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점도 비슷하더군요.
'멜로무비'는 시네필들이 좋아할만한 청춘극이지만 정통 멜로의 진득한 감정을 끌어올리지는 못했습니다. 그 갈증과 허기는 '우리영화'라는 깊은 우물 같은 영화를 만나면서 채워졌습니다. 마치 몇 분짜리 짤을 생산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 같은 요즘 드라마와 다르게 느리지만 깊은 감정이 강물처럼 휘어감기는 정통 멜로를 그려냅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배우지망생 다음(전여빈 분)이 시한부 사랑을 그린 영화에 츨연하게 된다는 눈물겨운 상황이 신파로 흐르지 않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감독 제하 역의 남궁민 배우의 진중한 연기에 눈을 떼기가 힘들었습니다. 지난해 사극 '연인'을 보면서 아쉬웠던 리얼리티가 잔뜩 묻어나는 연기와 대사의 맛을 보여줍니다. 다음의 대사인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죠? 서서히 죽음에 물들어가는 거, 두려움에 푹 절여진다는 거"같은 대사들이 참 인상적입니다. 화면조차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처럼 리얼리티 가득한 점도 좋았습니다.
드라마 삽입곡도 다른 드라마처럼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 숨어서 분위기만 잡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OST를 죽 듣다가 고른 곡이 다시 샘옥의 노래 'Piece of Me'네요.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삽입곡으로 소개했던 'Think of Me'를 쓰고 부른 한국계 미국 싱어송라이터죠. 분위기가 얼추 비슷해 드라마 OST 사냥꾼 아닐까하는 의심도 들지만 노래만 놓고 보면 제 취향인 것 또한 사실^^
사실 노래보다 드라마를 강추합니다. 고정 배역 배우들도 훌륭하지만 카메오로 출연하는 배우들도 정말 쟁쟁합니다. '폭싹 속았수다'의 문소리 배우도 카메오로 등장할 정도니 말 다했죠. 연출가 이정흠 PD는 '구경이'로 기억하는 도발적 연출가인데 성품도 참 훌륭한 것 같습니다. 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줄지어 카메오로 참여하는 것을 보면....
https://www.youtube.com/watch?v=BcuUuZOxVyo&list=RDBcuUuZOxVyo&start_radio=1
-2025년 7월 12일(시원한 바람 가끔 부는 땡볕 더위)
'오늘의 안부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 뻔한 영화들처럼 (4) | 2025.07.14 |
|---|---|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 비결의 무의식적 진실 (11) | 2025.07.13 |
| 처음 해보는 사랑이라... (5) | 2025.07.11 |
| 왕조현 이후 가장 인상적인 대만 여배우 (3) | 2025.07.10 |
| Texas Flood (17) | 2025.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