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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퓌시스

걸을 때 디딤발 각도 살짝만 바꿔도 무릎 통증 줄어

무릎 관절염 환자의 경우 걸을 때 내딛는 발의 각도를 조금만 조정해도 통증환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ndrea Piacquadio via Pexels

 

 

퇴행성 관절염(Osteoarthritis)이 있을 경우 걸을 때 내딛는 발의 각도를 살짝만 바꿔도  통증 및 증상 완화에 실제 도움이 되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랜싯 류마티스학(Lancet Rheumatology)》에 발표된 미국 뉴욕대학(NYU) 랭곤 헬스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 내용을 소개한다.

NYU 랭곤 헬스, 유타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의 연구진은 무릎 관절 내 연골이 점점 닳아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 또는 골관절염을 앓고 있는 68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러닝머신 위를 걷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촬영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보행 패턴을 시뮬레이션하고 무릎 안쪽에서 발생하는 최대 하중을 계산했다. 그 다음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5도 또는 10도 각도의 기울기 변화를 주는 4개의 컴퓨터 발 위치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4가지 옵션 중 어떤 발 위치가 하중을 가장 많이 줄여주는지를 추정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두 개 그룹으로 나눴다. 절반은 6회에 걸쳐 이상적인 각도로 걷도록 교육을 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원래의 보행 각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리고 1년 뒤 통증점수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실시해 임상시험에 착수할 때 그것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발 각도를 조정한 사람들은 10점 척도로 통증 점수가 2.5점 줄었다. 이는 일반 진통제와 동등한 효과다. 반면 보행 각도를 관행대로 유지한 사람들은 통증 점수가 1점 정도 줄었다. 또 발 각도를 조정한 사람들은 무릎의 최대 하중을 4% 줄인 반면 원래의 보행 패턴을 유지한 사람들은 하중이 3%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행각도를 조정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무릎 안쪽 관절 내부의 연골 변성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환자의 발 각도를 자신의 독특한 보행 패턴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고 연골 파괴를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과거에도 보행시 발각도를 조정하고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이 있었지만 모든 참가자들에게 획일적 발각도를 적용한 탓에 통증 경감의 효과가 없다는 결론만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의 일원인 NYU 그로스만의대의 발렌티나 마졸리 교수(방사선학)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환자들이 무릎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최적의 발 각도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초기 단계의 골관절염을 쉽고 비교적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획일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대신 개인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을 뒷받침 한다"면서 "최근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다양한 신체 부위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러한 접근법은 그 어느 때보다 쉽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무릎 골관절염은 무릎 관절의 연골 손상으로 발생한다. 진통제, 물리 치료, 가장 심각한 경우 무릎 교체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 과도한 하중은 우릎 골관절염 악화의 원인이 되며 초기 환자들이 무릎 교체 수술을 받으면 향후 추가 시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마촐리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보행시 디딤발 각도를 조정하는 것이 진통제 같은 약물 처방보다 상당한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통제 처방은 기저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며 장기간 복용하면 간과 신장 손상, 위궤양 및 기타 원치 않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 최적의 발각도 조정은 전문적 실험실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지만 스마트폰 동영상을 사용해 관절 부하를 추정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최근  출시됐기에 임상현장에서 보행 분석이 더 용이해졌다.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골관절염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보행 방법을 실제로 식별할 수 있는지에 대해 확대된 추가연구가 진행될 계획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rhe/article/PIIS2665-9913(25)00151-1/abstract)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