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독감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암 재발 촉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암 사망율이 급증했다. 수천 명 대상의 데이터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암 관련 사망률이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원인의 꼬리가 잡혔다.
코로나 바이러스나 독감 바이러스가 폐에서 휴면상태에 있던 암세포를 깨어나게 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 내용이다.
일부 유방암 생존자의 폐에는 휴면 상태로 있다가 언젠가 재발을 일으킬 수 있는 암세포가 숨어 있다. 이렇게 잠자던 암세포들이 코로나19나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의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다는 것이 생쥐실험을 통해 드러났다. 연구 책임자인 콜로라도대 의대의 제임스 드그레고리 교수(암생물학)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세포를 깨우는 데 그치지 않고, 세포가 ”엄청난 수로“ 증식하거나 번식하게 만든다"며 "극적인 결과"라는 표현을 썼다..
연구진은 유방암, 전립선암, 피부암에 걸렸다가 치료된 사람들의 골수 같은 조직에서 휴면 암세포를 발견했다. 초기 종양에서 분리돼 돼 먼 장기로 전이되는 전이의 전구체인 이들 암세포는 암 생존자에게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방암 생존자의 약 4분의 1에서 이러한 세포가 재발을 유발하고 전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잠들었던 암세포가 깨어나는 이유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세포가 다시 깨어나게 하는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흡연과 노화로 인한 만성 염증이 원인이라는 종전연구들도 있었다.
드그레고리 교수 연구진은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급성 염증도 휴면 암세포를 재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생쥐에게 인간과 유사한 유방 종양을 발생시킨 뒤 휴면 상태의 암세포를 폐를 포함한 다른 조직에 이식했다. 그런 다음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또는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시켰다.
감염 후 며칠 만에 쥐의 폐에서 휴면 상태였던 암세포가 활성화돼 왕성하게 증식하면서 전이성 병변을 형성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일으킨 것이 병원균이 아니라 외부 위협에 대한 신체 반응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인터루킨-6(IL-6)라는 핵심 면역 분자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IL-6가 결핍된 유전자 조작 생쥐에서는 휴면 암세포가 거의 빠르게 증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연구진이 생쥐를 감염시킨 지 약 2주 후에 암세포는 다시 휴면 상태로 돌아갔다. 이는 감염이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감염이든 유전자 돌연변이든 미래의 위협으로 인해 암이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드그레고리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를 불씨를 지피는 것에 비유했다. 그는 “불길을 일으켰다가 다시 꺼지는 것과 같다"며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이전보다 100배나 많은 불씨를 갖게 된다"고 했다.
이것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연구진은 IL-6가 암세포를 깨우는 데 필수적이지만 또다른 면역 요소의 작동도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도우미 T세포(helper T cell)다. 드그레고리 교수는 “이들 휴면 암세포가 면역 체계를 조작해 암세포 제거가 아니라 오히려 암세포를 보호하게 한다는 것이 정말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영국 바이오뱅크와 같은 대규모 인구 데이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확증시켜줬다.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의 암 관련 사망 위험 증가는 감염 직후 몇 달 동안 가장 두드러졌다. 이는 생쥐에서 다시 활성화된 암세포의 빠른 증식을 반영하는 결과다.

바이러스와 만성 질환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병원균으로 인한 만성 염증이 다양한 병의 원인이라는 최근 연구 추세에 부합한다. 예를 들어,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다발성 경화증 (MS)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병원균으로 인한 급성 염증과 암의 연관성을 입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 예일대 의대의 이와사키 아키코 교수(면역학)는 강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미칼라 에게블라드 교수(암생물학)는 이 연관성이 확인되면 암 생존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과 권장 사항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의사들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의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IL-6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을 사용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약물이 암 재발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
과학자들이 더 많은 답을 얻을 때까지 암 생존자들은 호흡기 감염을 피하기 위해 추가 예방 조치를 취하고 코로나19 및 독감 예방 접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드그레고리 교수는 조언했다. 연구진은 다른 암 유형이나 폐 이외의 조직 및 기타 일반적인 병원체에도 이번 연구결과가 적용되는지에 대한 추가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33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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