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속 아바타가 감염병 증세 보이면 선천 림프구 세포 활성화돼

우리 뇌는 아픈 사람을 보기만 해도 일선 면역 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상현실(VR)에서 전염병 감영 증세를 보이는 아바타만 봐도 '신경계와 면역계의 아름다운 협업'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28일(현지시간)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된 스위스 로잔대학병원 연구진의 연구결과다.
면역 체계는 감염이 일어나면 즉시 반응한다. 하지만 심각한 질병을 예방할 만큼 항상 빠르게 반응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감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바로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신체에 유용할 수 있다.
로잔대학병원의 안드레아 세리노 교수(신경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병원체 공격을 예측하는 인간의 능력을 연구하기 위해 건강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구글이 개발한 가상현실 헤드셋을 장착하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아바타에 노출시켰다. 이들 아바타는 참가자들과 접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부 아바타들은 전염병에 걸린 징후로 기침과 발진 같은 증세를 보였고, 다른 아바타들은 건강해 보이는 대조군이었다.
일군의 다른 자원봉사자 그룹은 아바타를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감염성 병원균에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 독감 백신을 맞게 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뇌영상 촬영과 혈액검사를 통해 감염병 징후를 보이는 아바타의 접근이 개인 공간과 연결된 뇌 영역, 즉 신체를 바로 둘러싸고 있는 영역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음으로는 위협을 포함한 중요한 사건을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데 관여하는 뇌의 '중요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가 활성화됐다.
우리 뇌세포는 멀리 떨어져도 함께 작용하는 10개 안팎의 기능성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다. 중요성 네트워크는 그중의 하나다. 외부 자극(통증)이나 내부 상태(감정, 생각) 중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미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다른 기능성 네트워크의 전환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뇌 영역의 활성화는 침입자에 대한 신체의 첫 번째 방어선의 일부인 선천 림프구 세포(Innate Lymphoid Cells, ILC)'라는 면역세포의 활성화 빈도를 증가시켰다. 선친림프구세포의 활성화 빈도는 감염성 아바타가 접근한 참가자가 그렇지 앟은 대조군보다 높았다. 감염성 아바타가 접근한 참가자의 면역 활동은 독감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의 면역 활동과 유사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아이작 치우 교수(면역학)는 이번 연구결과가 "가장 복잡한 신체 시스템 중 두 가지 사이의 팀워크를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두 시스템은 신경계(뇌)와 면역계를 말한다. 치우 교수는 "두 시스템 모두 환경과 상호 작용하고 병원균과 같은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때문에 서로 대응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백신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현실이 백신의 표적이 되는 면역 세포의 활성화를 증가시킴으로써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을 촉진해 백신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3-025-02008-y)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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