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중국 드라마 '옥을 찾아서'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 드라마의 때깔이 무지 좋아졌기 때문. 배우들 연기력에 비해 늘상 아쉬웠던 영상미와 촬영술이 일취월장했더군요. 눈이 펄펄 날리는 가운데 남녀 주연배우인 장링허(장릉혁)와 티엔시웨이(전희미)가 설레임과 애틋함이 교차하는 눈빛 연기를 펼치는 장면들이 일품. 심지어 해동청(매)와 늑대가 등장하는 CG도 한국의 천만영화라는 '왕과 사는 남자'의 호랑이 장면 수준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지난해 중국 드라마 '번화'를 보면서 경탄했던 화면구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홍콩 영화감독 왕가위 효과만이 아니라 전반적 수준이 일취월장한 결과라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홍콩과 대만의 방송 인력을 대거 흡수한 결과라고들 하는데 K드라마 제작진이 긴장하지 않으면 금방 낭패를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드라마 최근작 몇 편을 비교해 봤는데 '옥을 찾아서'가 군계일학이더군요. 왕가위 표 '번화'를 빼고 순수 중국드라마로는 '의도천도룡기 2019' 이후 최고 아닐까 합니다.
내용은 도경수 남지현 주연의 '백일의 낭군님'(2018)의 변용이라 할 만 합니다. '백일의 낭군님'은 정적의 공격을 받아 기억상실증에 걸린 왕세자와 그런 그의 정체를 모른 채 목숨을 구한 평민 여성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다뤘죠. '옥을 찾아서'는 제후의 지위를 받은 전쟁영웅과 우연히 그의 목숨을 구한 백정 아가씨의 사랑을 다룹니다.
부모가 의문의 피살을 당한 뒤 가업을 이어받아 돼지도살꾼이 된 열일곱 소녀장사 번장옥(전희미 )은 눈보라 속에 부상한 채 죽어가던 남자를 구해 집까지 업어옵니다. 알고보니 그는 젊은 나이에 나라를 구해 제후의 반열에 올랐으나 궁정암투에 희생돼 살해될 뻔했던 무안후 사정(장릉혁 분). 무안후는 원수를 갚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번장옥네 데릴사위가 되고...

동명의 중국 웹소설 '축옥(逐玉)'을 드라마화한 것이라는데 드라마 제목 속 옥은 곧 번장옥을 뜻합니다. 아마도 예명일 그 작가명이 '단자내습(团子来袭)'이라는 것에 빵 터졌습니다. '귀여움이 한꺼번에 몰려든다'라는 중국 속어.
실제 드라마 여주인공 번장옥 역의 전희미야말로 단자내습의 캐릭터. 개구리 왕눈이의 여자친구 아로미를 달은 큰 눈에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가 일품입니다. 깎은 듯한 조각미녀가 넘쳐나는 중국 여배우 중에서 귀여움과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여배우 아닐까합니다.
지난해 일본 영화 '나의 행복한 결혼'을 보고 발견한 '일본의 여우' 이마다 미오에 필적할 '중국의 여우'라고 할만. 반면 스물여덟 동갑내기 장릉혁은 외모 끝판왕이라 할만큼 잘 생겼더군요. 두 배우의 케미에 고급스러운 영상미가 중화권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까지 이 드라마의 인기비결 아닐까 합니다.
시대배경은 '대윤'이라는 가상의 중국제국. 일반 백성의 집안 규모나 상업 발달 상황을 보면 명청시대에 해당하지만 그보다 앞선 5호16국 시대 정도를 상정한 듯한데 신년 축하를 한다며 폭죽을 터뜨리고 불꽃놀이까지 펼치는 걸 봐선 화약이 본격 등장한 송대 정도로 봐야. 이를 감안하면 역사 고증은 많이 부실한 편. 오히려 한국 사극을 벤치미킹한 탓인지 의상이나 인테리어에서 한국 사극 향기가 풍길 정도.
K드라마처럼 OST에도 공을 들여 여려 편의 노래가 흘러 나옵니다. 그중에서 '일념(一念)'이란 노래를 오늘의 안부곡으로 골라봤습니다. 태연을 닮은 중국여가수 장자녕(张紫宁)과 중국 남성 싱어송라이터 이흠일(李鑫一)의 듀엣곡. 현재 25부까지 나온 드라마의 17부에서 번장옥과 사정이 눈보라 속에서 이별할 때 흘러나오는 노래입니다. '한 장 종이의 그리움, 반평생의 이별'이라는 노래가사에서 위장결혼을 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데 많은 우여곡절이 더 기다리고 있을 듯하네요.^^
女:一生风雨 片刻花期
极尽芳华成诗 为一场相遇
한 평생이 풍파, 꽃피는 시기는 찰나
청춘을 다 바쳐 시를 썼네, 단 한 번의 만남을 위해
男:一纸相思 半世离
燃尽痴狂为你 为一眼灵犀
한 장 종이의 그리움, 반평생의 이별
그대 위해 이 광기 다 태우네, 단 한 번의 눈빛 교감을 위해
女:这一生 目所及耳所栖
生死相抵
이 한 평생 눈 닿는 곳, 귀 머무는 곳마다
생사를 맞대고 있네
男:这一程 心所系 皆是你
魂牵又梦系
이 여정 마음 매인 곳은 모두 그대 뿐
영혼이 매이고 꿈에서도 얽혔네
女:这一别 情所钟 爱所惧
一念成疾
한 번의 이별 애틋함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상념 하나에 병이 드네
男:我欲与你同归去
生死不离
내 그대와 함께 돌아가려니
생사도 함께 하리라
女:一生风雨 片刻花期
极尽芳华成诗 为一场相遇
한 평생이 풍파, 꽃피는 시기는 찰나
청춘을 다 바쳐 시를 썼네, 단 한 번의 만남을 위해
男:一纸相思半世离
燃尽痴狂为你 为一眼灵犀
한 장 종이의 그리움, 반평생의 이별
그대 위해 이 광기 다 태우네, 단 한 번의 눈빛 교감을 위해
女:这一生 目所及 耳所栖
生死相抵
이 생애 눈 닿는 곳, 귀 머무는 곳마다
생사를 맞대고 있네
男:这一程 心所系 皆是你
魂牵又梦系
이 여정 마음 매인 곳은 모두 그대 뿐
영혼이 매이고 꿈에서도 얽혔네
女:这一别 情所钟 爱所惧
한 번의 이별 애틋함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상념 하나에 병이 드네
男:我欲与你同归去
나 그대와 함께 돌아가고 싶어
女:这一生 目所及 耳所栖
生死相抵
이 생애 눈 닿는 곳, 귀 머무는 곳마다
생사를 맞대고 있네
男:这一程 心所系 皆是你
이 여정 마음 매인 곳은 모두 그대 뿐
영혼이 매이고 꿈에서도 얽혔네
女:这一别 情所钟 爱所惧
一念成疾
한 번의 이별 애틋함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상념 하나에 병이 드네
男:我欲与你同归去
生死不离
나 그대와 함께 돌아가고 싶어
생사도 함께 하리
https://www.youtube.com/watch?v=__T8KZg-wlU&list=RD__T8KZg-wlU&start_radio=1
-2026년 3월 19일(맑고 화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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