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감독(1963년 생)이 프랑스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위촉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든 생각입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 아시아인으로는 홍콩의 왕가위 감독(1958년 생)에 이어 두번째.
칸 영화제와 박 감독의 인연은 2004년 영화 '올드 보이'가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그랑프라)를 받으며 시작됐죠.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대상인 황금야자상만 남겨둔 상황. 그런데 심사위원장까지 떡 차지했으니 팬들의 통찰력이 빛을 발할 수 밖에.
사실 저는 영화평론가 시절부터 박찬욱 감독의 팬. 그래서 감독 데뷔 후 그의 초창기 영화들부터 영화를 주욱 지켜 봐왔죠. ‘달은…해가 꾸는 꿈’(1992)과 ‘삼인조’(1994) 두 편의 영화는 망작 수준. 그래서 평론가 출신 감독의 한계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세번 째 영화인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서 웰메이드 상업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더군요. 당시 영화 담당 기자로 극찬했던 기사를 썼던 기억이 생생. 그런 점에서 박찬욱이야말로 21세기 한국영화의 약진을 제일 먼저 알린 선봉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복수 3부작인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 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로 확고한 작가주의 감독으로 올라서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올드 보이'는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컷 분량을 자랑할만큼 놀라운 화면 구성으로 그의 대표작 반열에 올라섭니다. 개인적으론 '박쥐'(2009)와 '아가씨'(2016)보다는 '헤어질 결심'(2022)과 '어쩔 수가 없다'(2024) 같은 최근작의 완성도가 훨씬 더 높다고 생각.
그럼에도 '깐느 박'의 명성을 확립한 작품은 역시 '올드 보이'고 할 수 있죠. 뉴욕타임스(NT) 선정 2000년~2025년 베스트 100편에서 1위를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다음으로 높은 43위에 오른 한국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이후 각종 영화제를 휩쓴 한국영화 OST를 대표하게 되는 바로크풍 관현악 선율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오늘의 안부곡으로 그 중에서 이지수 음악감독이 직접 피아노 연주와 허밍까지 들려주는 'Farewell, My Lovely'를 골라 봤습니다. 시작 대목에 등장하는 '나 기억해줘야돼, 알았지?'는 극중 이우진(유지태 분)의 친누나이자 연인인 이수아 역을 맡은 윤진서의 대사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oI-0ZRzHwI&list=RDVoI-0ZRzHwI&start_radio=1
-2026년 2월 28일(봄비 내린 뒤 아주 맑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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