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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퓌시스

알츠하이머병 유발하는 공범(제3의 단백질) 찾았다

혈장단백질 피브리노겐이 아밀로이드베타(Aβ)와 결합하면 발병 촉진

 

혈장 단백질인 피브리노겐의 구조 @Giovanni Settanni

 
 
알츠하이머병 유발 물질로 지목되는 2가지 단백질이 있다. 뇌의 신경세포 밖에 딱딱한 응괴(플라크)를 형성하는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과 끈적한 엉킴을 발생시키는 타우 단백질이다.
 
이 두 단백질 같은 단독 유발자(주범)는 아니지만 아밀로이드베타와 결합할 경우 증세를 촉진하는 제3의 단백질(공범)의 정체가 동물실험으로 밝혀졌다.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혈장단백질 피브리노겐이다. 5월 8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된 미국 록펠러대학 연구진의 논문에 담긴 내용이다.
 
피브리노겐은 우리 혈관에서 발견되는 정상적 단백질이다. 그렇지만 혈액-뇌장벽(BBB)이 약해져 피브리노겐이 뇌 조직으로 유출돼 아밀로이드베타와 결합하면 잘 용해되지 않는 비정상적 혈전을 형성한다. 또 이러한 혈전이 소량만 있어도 생쥐에게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혈전은 혈관 손상 및 염증과 관련이 있으며, 소량만으로도 시냅스(신경세포접합부) 손실, 신경 염증, 혈액-뇌장벽 파손 같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록펠러대 로젠월드 신경생물학 및 유전학 연구소의 에린 노리스 교수(퇴행성 신경질환)는  “알츠하이머 뇌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려면 많은 양의 아밀로이드베타 아니면 많은 양의 피브리노겐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두 물질이 결합하면 각각 아주 소량만 있으면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혈액뇌장벽에서 유출된 피브리노겐과 Aβ의 잘못된 만남
 
 

로젠월드 연구소의 시드니 스트릭랜드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거의 20년 동안 아밀로이드베타와 섬유소 복합체를 추적해 왔다. 그 성과의 하나로 아밀로이드베타와 피브리노겐이 결합한 복합체가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관련있음을 몇 년 전 입증했다.
 
하지만 신경퇴행과 혈관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이 연구결과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노리스 교수는 “혈관조직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최근에야 믿기 시작했다”며 “초기 발견 이후로 우리는 기능 장애가 있는 혈관조직이 알츠하이머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메커니즘 연구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피브리노겐 복합체를 규명하는 것은 좋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이 복합체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이 유발되는지 또 그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했다.
 
그래서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저농도의 Aβ-피브리노겐 복합체 를 형성한 뒤 실험실 페트리 접시 속 생쥐의 뇌조직과 살아있는 생쥐의 뇌에 직접 주입해 그 효과를 관찰했다. 각각의 성분은 양이 증가해도 그 자체로는 큰 손상을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두 성분이 결합한 복합체가 소량만 있어도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여러 병리현상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아밀로이드베타가 피브리노겐과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유해한 영향을 줄이는 항체를 사용해 이 복합체가 원인임을 재확인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로젠월드 연구소의 엘리사 니콜로소 시모에스-피레스 연구원은 “우리는 두 단백질이 각각 떨어져 있을 때는 그렇지 못하지만 복합체를 형성할 경우 실제로 혈액-뇌장벽 누출을 유도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혈액뇌장벽이 파괴되면 혈액 단백질이 뇌로 침투해 추가적인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약물치료 표적

 
이 연구의 강점 중 하나는 뇌 조직과 살아있는 생쥐를 모두 포함한다는 점이다. 노리스 교수는 “실험실 내 배양 세포와 살아있는 유기체(생쥐)에서 동일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제 이 복합체가 왜 그렇게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탐구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에 소량의 Aβ-피브리노겐 복합체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Aβ-피브리노겐  복합체에 노출된 생쥐는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기 몇 년 전에 알츠하이머병의 생체지표인 인산화 타우(p-tau)181의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β-피브리노겐 복합체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 치료법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알츠하이머병에는 많은 기전이 작용하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경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모에스-피레스 연구원은 “다른 많은 요인들이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Aβ-피브리노겐 복합체 형성을 억제한다고 해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는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 복합체 형성을 표적으로 삼으면 일부 병리를 완화하고 다른 치료법과 결합하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lz-journal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lz.70119?af=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뇌의 해마에서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A)와 타우 엉킴(B)을 보여주는 현미경 사진. @Busche & Hyman/Nature Neuroscience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