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으로 보사노바를 제일 먼저 소개한 앨범은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가 기획한 앨범 '재즈 삼바'(1962년)입니다. 버드는 1961년 미 국무부 주선으로 브라질 순회공연에 나섰다가 삼바와 보사노바에 매력에 폭 빠졌습니다. 그래서 그 음악들을 미국에 소개하기 위해 색소폰 연주자인 스탄 겟츠와 손잡고 앨범을 만든 것이 '재즈 삼바'입니다.
'재즈 삼바'는 삼바와 더불어 삼바의 리듬을 쪼개고 재즈의 화성악으로 세련되게 풀어낸 보사노바곡도 함께 수록됩니다. 얼마 전 소개한 '제자피나두(Desafinado)'가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었죠.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이 1959년 발표한 보사노바 곡입니다. 리우 출신의 조빙이 보사노바의 선율을 빚어냈다면 바이아(Bahia)주 출신의 가타리스트 겸 가수 주앙 지우베르투는 보사노바의 사운드(연주법과 창법)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찰리 버드는 같은 기타리스트인 지우베르투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바이아주는 브라질 북서부에 위치해 대서양 반대편에 위치한 아프리카와 가깝습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화하면서 함께 갖고 온 말라리아 모기로 인해 남미 원주민 인구가 크게 감소합니다. 식민본국에서 온 유럽 노동자들 또한 말라리아에 내성이 없어 계속 죽어 나갑니다. 그래서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말라리아 모기에 내성이 강한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잡아오게 되죠.

바이아주는 그 노예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바이아주의 주도 살바도르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기 서아프리카에서 끌려온 수백 만 명의 노예가 거래되던 최대 무역항이었습니다. 한때 브라질의 수도이기도 했죠. 지금도 브라질에서 아프리카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 된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브라질하면 떠오르는 삼바 음악과 카포에이라 같은 무술이 탄생한 고향도 바이아주입니다.
그래서인지 '재즈 삼바'의 마지막 곡이 바로 아프로-브라질 음악의 고향인 바이아를 제목으로 앞세운 연주곡(첫번째 링크)입니다. 원곡은 브라질 작곡가 아리 바호수(Ary Barroso)가 1938년 발표한 '나 바이샤 두 사파테이루(Na Baixa do Sapateiro)'라는 흥겨운 삼바 리듬이 강조된 노래(두번째 링크)입니다. 포르투갈어로 '구두 수선공의 거리(살바도르에 있는 오래된 거리 이름)'를 뜻하는 이 노래는 작곡가 바호수가 고향인 바이아를 그리워하며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바이아'라는 가사가 되풀이 해 등장하죠.
1944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세 기사(The Three Caballeros)'의 삽입곡으로 들어가면서 이 노래의 가사를 영어로 바꾸며 제목도 '바이아'로 바뀝니다. 찰리 버드와 스탄 겟츠의 '바이아'는 삼바 풍의 이 노래를 보사노바 풍의 세련된 연주곡으로 바꾼 것입니다.
사실 '재즈 삼바'는 찰리 버드가 대부분 기획했고 스탄 겟츠는 세션맨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그 앨범을 통해 보사노바에 눈을 뜬 겟츠는 바로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과 손을 잡고 'Getz/Gilberto'(1963년)를 발표합니다. 이 앨범의 수록곡인 'Girl from Ipaneama'가 대박을 터뜨리며 '보사노바=겟츠'의 명성이 성립하게 됐으니 역시 인생은 운칠기삼이 맞는 듯^^
https://youtu.be/vascgHcHjFg?si=GMvtdzj5-k6NSS0Q
https://youtu.be/AE-PoJDk7vQ?si=lPvhLGbmT1s3KdG1
-2025년 8월 5일(오전 비내리고 오후에 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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